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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치료법 - 中

울며 겨자먹기로 트레이서를 안으로 들였다. 뻔뻔하게도 그녀는 내 숙소 안으로 척척 걸어들어와 쇼파 위에 편히 눕듯 앉았다.

기가 막혀 그 여자 앞으로 걸어가 손을 내밀었다.

"응? 뭐?"

"약이요."
가뜩이나 몸이 쑤셔서 죽겠는데 이 여자는 밉상이다. 빙글빙글 웃으며 나를 계속 쳐다본다.

"약? 여기 있잖아."
그리고 웃기게도, 그 여자가 소개하는 약은 트레이서, 그 여자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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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생각보다 거세게 저항했다.

"웃기지 마요! 내 몸에 손 끝 하나 댔다간 봐!"

"쉿, 진정해 자기. 내가 널 덮치겠다는것도 아니야. 일단 진정하고 자리에 앉자."
"진정은 빌어먹을 진정! 당신 경찰서가 좋아, 사령부가 좋아, 아님 언론이 좋아?! 바라던 곳에 찔러주겠어!"

성희롱이라도 한다고 생각했을까, 토끼는 휴대전화를 집어들어 당장에라도 어딘가에 나를  찔러 넣을 기세였다.
워,워워워…

순식간에 아이 옆으로 다가가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그리고 아이의 몸을 가볍게 안았다.
그리고 아이의 허리에 팔을 감자마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한쪽 뺨이 얼얼해졌다.
"이거 안놔! 이여자가 알파면 다야? 안놔? 안놔?"

내가 팔을 놓지 않자 정강이를, 명치를 차례대로 얻어맞는다. 어떻게 조그만 애가 이렇게 급소는 잘 찾는지. 결국 손을 놓고 꿇어앉는 수 밖에 없었다.

"박사님 어디있어. 내가 따져야지."
오해는 풀어줘야지.
"근데 자기. 몸이 좀 낫지 않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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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눈을 하고 있는 나에게 언니가 설명한다.
메르시 박사님의 약은 히트사이클을 억제해주는 약이 아니다. 다만, 히트사이클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주는 약.

아마도 각인한 부부들 중에 아직 자녀생각이 없어 약을 먹는 오메가를 위한 약일 것이다. 독특한 점은 이 약은 알파가 먹는다는 것. 알파의 페로몬을 변화시켜 그 가까이에 있는 오메가의 몸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트레이서는 자진해서 자신이 약을 먹었다고 한다. 저번에 무단으로 들어온 것에 대한 미안함이라나 뭐라나.

그렇게 바닥에 주저앉은 트레이서는 양 손을 들고 삼단봉을 든 나에게 모든 사실을 낱낱히 털어놓았다.
후우,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는지 몸에서 힘이 빠졌다. 언제 왔는지 트레이서가 나의 몸을 부축해줬다.

나를 안은 채 트레이서가 쇼파에 길게 기대누웠다. 숨을 들이켜도 트레이서의 몸에서 알파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몸도 점점 편안해진다. 어때 좀 낫지 토끼? 뒤에서 트레이서가 묻는다. 얄미워 괜히 트레이서의 몸에 체중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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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언니가 걸어가는게 보인다. 언니! 하고 부르려다 뒤로 살금살금 가서 놀래켜주고 싶었다.

평소라면 날 눈치챌 언니가 날 눈치채지 못하고 물품보관실로 들어간다. 거긴 갈 일이 없을텐데, 하고 몰래 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언니가 허겁지겁 무언갈 입에 털어넣는다. 얼마나 급하게 털어넣었으면 바닥에 알약이 떨어지기도 한다.

구석에 숨어서 언니가 뭘 먹었는지 본다. 알약, 주워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무슨 약인지 나온다. 언니가 먹은건 진통제, 의사의 허가 없이는 먹을 수 없는 마약성의 강한 진통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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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알파년. 니도 그 여자와 같은 알파야."
어머니가 나의 뺨을 후려친다. 어머니가 내 머리채를 잡고 거울 앞으로 데려간다.

"자, 봐. 네 얼굴을. 나와는 닮지 않았지. 그 여자와 너는 미칠듯이 닮았어. 이 저주받은 알파의 냄새도."


어머니는 버림받은 오메가였다.
평생을 함께 하겠다, 약속했었다. 그녀의 아이도 가졌다. 하지만 버림받았다.

왜일까, 버림받은 이후에 태어난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건 나는 빌어먹을 알파라는 것이고 죄 없는 오메가를 홀려 비참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오메가의 향을 마음껏 뿜어냈다. 힘들어요, 힘들어요 엄마.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나에게 소리쳤다.

"발정난 짐승, 빌어먹을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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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요, 나가주세요.--

아이가 보인 반응은 과거의 어머니를 생각나게 했다. 평생 자신의 딸을 저주한 어머니, 그 증오 속에서 목을 맨 어머니.

좋아하는 아이가 어머니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견디기 쉽지 않다.

--실험중인 약품이 있는데, 실험에 참가할래요?--
약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겁이 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약을 받아들었다. 그 애가 어머니처럼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이 점점 편해졌다. 그에 따라 나에게도 마음을 열어갔다.
'언니'라는 괴상한 호칭을 나에게 붙여준다.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웃을 때, 몸의 고통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 이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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