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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2차

성장

1.
이딜샤이어. 원주민들의 피난 이후로 버려진 이 곳은 고블린들의 이주와 고대의 유물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아직 정돈되지 않은 지역이니만큼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노점이 펼쳐졌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녹 슨 무기, 버려진 유적지에서 발견된 장신구, 척 봐도 수상함이 풀풀 새어나오는 도구. 프마는 이 곳을 돌아다니는걸 좋아했다. 주머니에서 짤랑이는 길을 쓰지 않더라도, 이 길이 쓸모없는 물건으로 바뀌더라도 프마는 이 모든 것들을 즐겼다.
그리고 지금, 프마의 시선을 사로잡는 낡은 책이 있었다.

황동 자물쇠로 굳게 닫힌 책이었다. 기계식 자물쇠가 아닌 마도식 자물쇠인걸 보면 상당한 마도적 지식이 있어야 이 책을 볼 자격이 있으리라. 그 안의 내용이 궁금했다.
그녀는 쪼그려 앉아 책에 손을 뻗었다. 그녀가 책의 한 귀퉁이에 손이 닿은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손이 책을 덮었다.

"이거 얼만가요?"

익숙하고 요염한 목소리.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이거 살거야?"

그녀는 자기자신도 모르게 불퉁하게 말이 나왔다. 손과 목소리로도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응. 사려고 하는데. 그러니까 가격을 물었지."

가늘고 흰 마녀의 손이 책을 단단히 잡았다. 프마는 위로 올라가는 그 힘에 대항해 아래로 책을 잡아당겼다.
아르는 미묘하게 책을 위로 들어올렸다. 어느새 모인 사람들은 그저 둘이 상품 하나를 두고 티격태격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프마의 뒷꿈치는 미세하게 들렸다. 마치 떼 쓰는 아이와 같다고 프마는 느꼈다.

"나도 이 책을 사고 싶거든?!"

짜증이 나 책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책은 꿈쩍도 않았다. 프마는 책을 당기며 아르를 노려봤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땀을 흘리는 사람은 노점의 주인이었다. 가뜩이나 낡아서 바스라지는 책을 양쪽에서 신경전을 하며 잡아당기니 책이 찢어지면 어쩌나. 하고 양 손을 쥐어짤 뿐이었다.

저, 손님들. 혹시 서로 아는 사이인가요?

같은 부대의 사람이에요.

아이고.. 그렇다면 같이 보면 되지 않습니ㄲ..

"누가 이 마녀랑 책을 같이 보라는거야?"
/
"나는 누구랑 책을 같이 안 봐. 내가 먼저 본 후에 빌려줄게."

선심을 쓴다는 마녀의 말투에 프마는 이를 갈았다. 내가 이 책을 놓을까보냐. 그녀는 단단히 책을 붙잡았다.


이딜샤이어 모험가들 사이에 열기가 흘렀다. 로웨나 상회의 모 노점에서 두 마도사가 싸움이 붙었다고 한다.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들어간 상회의 한 구석, 열기가 최고조인 그 곳에 프마와 아르가유라가 있었다.
노점상이 주머니에서 세개의 주사위를 꺼냈다. 먼저 아르가유라의 손에 전해진 주사위가 바닥을 굴렀다.

<4.6.6>

꽤 높은 수였다. 프마는 입술을 깨물었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오는 216가지의 가짓수 중 나와야 하는 선택지는 단 두개. 책을 가질 확률은 1%도 되지 않았다. 손이 떨렸다.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손바닥을 떠났다.

웅성거리는 인파를 뚫고 프마는 나왔다.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내리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는 않았다. 그녀의 품에는 그 책이 안겨 있었다.
어서 부대의 집으로 가고싶었다. 이 책의 내용을 보고 싶었다.


2.
체셔쿤은 프마의 방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

복잡한 마구와 마도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식품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잡동사니의 숲을 넘어서니 아까에 비해 조금은 정돈된 책상이 나타났다. 책상을 덮은 넓은 양피지에는 복잡한 도형과 수식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나마 남은 여백에는 라라펠 소환사가 달라붙어 깃펜을 달리고 있었다.

"좀 쉬고 해."

말을 듣지 못한 듯, 프마는 빈 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체셔쿤은 프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제서야 프마는 고개를 들어 체셔쿤을 바라봤다. 그녀의 볼에 묻은 잉크를 엄지손가락으로 쓱 닦고는 준비한 쿠키를 건넸다. 그리곤 준비한 차 세트를 보였다.

"잠시 쉬었다 해. 그렇게 열심히 하다 흰머리 나겠다."

체셔의 농담에 그녀가 픽 웃었다.


"어떻게, 잘 안풀리는거야?"

"응? 아냐. 술식은 이미 완성됐어."

근데...
그녀는 말 끝을 흐리며 찻잔을 입에 댔다. 뭔가 말하기 곤란한걸까. 체셔는 고개를 기울이곤 다리를 꼬았다. 이야기가 길어져도 천천히 들어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저 책의 내용을 사용하면 뭔가 강한게 소환된다는거지? 이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의?"

난로에 매달린 주전자를 가져오며 체셔는 물었다. 근데 뭐가 문제야?

"다른 세계의 것이면 뭐가 나올지 모르잖아. 내가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빈 잔을 엄지로 매만지며 프마는 말했다.

불안이었다. 동시에 공포이기도 했다. 자신이 지킨 세계가 망가질지도 모르는 작은 가능성 앞에 그녀는 움츠러들었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체셔가 쓰다듬었다. 고개를 든 그녀에게 다시 따뜻한 차를 건넸다.

"괜찮아. 일단 해봐. 혼자가 아니잖아."

대장도, 부대장도, 변변찮은 나도 있어. 어떻게든 될거야.

그의 말에 프마의 주름잡힌 미간이 살짝 풀렸다. 그래. 이래서 내가 이 곳에 왔었지.


프마의 개인실은 소환을 실시하기엔 터무니없이 좁았다. 때문에 주문을 실시한 곳은 부대의 마당이었다. 프마는 그 누구도, 특히 프마와 앙숙 관계인 아르를 부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서 유능한 마도사인 그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 체셔의 의견에 자신의 고집을 부릴순 없었다.

아르와 백오, 렌이를 비롯한 베테랑 전사부터 갓 부대에 들어온 신입까지  부대의 마당에 모였다.
백마술사들의 보호 주문과 흑마술사의 준비 마법이, 음유시인이 자연의 에테르를 끌어오는 음악이 어우러졌다.

모두의 지지를 어깨에 짊어진 프마가 땀이 밴 손바닥을 옷에 문질렀다. 홀스터에서 자신이 애용한 소환서를 펼쳤다. 소환서에는 새로운 페이지가 추가되어 있었다. 그 책에서 응용한 프마의 소환주문이었다.

프마는 작게 않고 입술만 달싹였다. 그녀의 앞에서 마나로 이루어진 둥근 원이, 그리고 그 안에서 생기는 다각적인 소환진이 생겨났다.
프마가 마지막 주문을 외자, 눈부신 에테르의 빛이 모두를 감쌌다. 그리고 이내 사라진 빛의 한 가운데에서 소환의 결과가 나타났다.

눈부신 백발, 뾰족한 귀와 위로 올라간 눈꼬리. 도도한 듯 장난스러운 입매.
소환진의 한 가운데에 서 있었던 것은 백발의 미코테 여성이었다.

"언제 부르나 했네. 결국 불렀구나?"

무기를 쥐고 긴장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은 소환사에게 다가갔다.

"네가 날 불렀지? 정말 작네. 라라펠 중에서도 이렇게 작은 애는 처음보는거 같아."

그것이 다가올수록 프마의 고개가 점점 뒤로 젖혀졌다. 작다는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하늘에 떠 있는 해 때문인지 프마는 눈을 찌푸렸다.

"넌 누구야?"

"나? 나는 너야."

응?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프마의 얼굴이 웃기다는 듯 소환된 그것은 씩 웃었다. 한쪽 무릎을 꿇은 그녀는 프마와 눈을 맞췄다. 비취색인 두 눈은 프마의 검푸르고 붉은 오드아이와 상반된 느낌을 주었다. 어떤 후회도 걱정도 없다는, 여름의 바람이 느껴지는 두 눈.

"나는 프마야. 소환사지."


3.
그녀는 별에서 온 야만신인 바하무트와 같이 이세계의 야만신을 떠올렸다. 하지만 결과물은 미코테였다. 그것도 가벼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 또한 홀스터에 책이 끼워져 있었다. 소환사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거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 눈! 뭔가 실망한거 같은데?"

그것, 아니 소환된 미코테 프마. 줄여서 프코테는 라라펠 프마의 볼을 주물렀다.

"그 거대한 에테르의 흐름 속에서 튀어나온게 고양이인걸. 거기다 자기를 프마언니라고 소개하다니... 충분히 수상한데?"

모두의 마음을 대변한건 백오였다. 그녀의 앞으로 간 프코테는 익숙하게 백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 백오는 라라펠이잖아? 여기 백오 귀여워!"

백오는 쓰다듬을 받자마자 표정이 바로 변했다. 쓰다듬는 그 손길, 너무도 익숙한 그 손길에 조심성이 많은 백오도 어찌 할 수 없었다. 손에 든 지팡이를 내던지고 그녀는 프코테의 품에 뛰어들었다.

"아냐! 프마언니가 더 귀여워. 세상에! 프마언니가 둘이야!!!"

프마 앞에서만 보이는 긴장 풀린 백오의 모습에 렌이도 어깨의 힘을 뺐다.

"백오가 저런걸 보면 누님이 맞슴다. 백오는 못 속여요."

프코테가 부대장과 대장의 방어를 허물자 다른 사람들도 너나없이 프코테에게 다가갔다.


잠깐만.
프코테와 파티라도 열 듯한 분위기를 깬 것은 아르였다.

"잠깐. 프마가 부른건 이세계의 강력한 소환수였어. 근데 소환된건 그게 아닌걸? 프마가 잘못 읽은걸까?"

암호와 은유로 은닉된 마도서의 비밀을 파해치는건 마도를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이었다. 아르의 이 말은 프마가 기본도 안되었다는 비꼼 아니겠는가.

프마가 발끈해서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여는것보다 프코테가 입을 여는 것이 더 빨랐다.

"누가 그래? 내가 약하다고?"

두 미코테가 눈을 마주했다. 아르가유라의 발 밑에서 돌아가는 마법진이 빛을 더했다. 별다른 주문을 외지 않았음에도 프코테의 등 뒤에 있는 큰 나무에 불덩이가 떨어졌다. 프코테는 등 뒤를 보지도 않고 소환서를 펼쳤다. 자동적으로 책장이 넘어가고 에테르가 휘몰아쳤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 위에서 소환수가 나타났다.

소환수로 나온 그것은 크기는 작았지만 고대의 신이었다. 세계를 멸망시킨 신이 으르렁거렸다. 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하늘에서 불덩이가 떨어졌다. 부대의 마당 한곳이 운석을 맞은 듯 음푹 파였다.

천천히 흔들리던 아르가유라의 꼬리가 멈추었다. 놀란듯한 그 눈을 보며 프코테는 생긋 웃었다. 그리고 책등으로 툭, 아르의 지팡이 끝을 살짝 부딪혔다.
그 작은 행동에 아르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다시 꼬리가 천천히 움직였다.


4.
소환은 영원할 수 없다. 특히 프마의 소환술은 완전하지 않았다.
'세계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거야. 너는 나인걸.' 이라며 프코테는 말했다.

부대원들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이 대범한 친구를 환영하기 위한 파티를 열었다. 파티는 즐거웠다. 하지만 체셔는 구석에 앉은 프마를 흘끔 쳐다보고 웃음이 담긴 입꼬리를 내렸다. 프마는 이곳저곳을 오가며 즐겁게 이야기하는 프코테를 굳은 얼굴로 보고 있을 뿐이었다.

술이 동나고 사람들은 하나 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연회가 벌어지고 있는 지하에는 프코테와 아르, 체셔와 프마만이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그 마도서는 다른 세계의 내 힘을 끌어오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거네."

"그렇지. 그 마도서를 사용하면 마도서에 "나"에 대한 기록이 남겨지는거야. 그러니 나도 다른 "나"를 만남과 동시에 기록이 남겨졌지."

"배운게 있었어?"

"글쎄. 궁금하면 이곳의 나에게 달라고 해보렴. 사실 너도 나를 좋아하잖아?"

아르는 대답없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뒤로 하고 프코테는 프마에게 다가왔다. 검지를 하늘로 들어올리는걸 봐선 밖으로 나가자는 것 같았다.

"뭔가 불만이 많은 얼굴이야. 쏘아붙이고 싶은게 많은가보지?"

프코테는 프마에게 물었다. 구름이 짙은 밤의 어둠은 프마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너는 무모해."

"어떤 점이?"

"네가 부른 소환수. 그건 세상을 또 한번 멸망시킬 수도 있어. 어떻게 그걸 제어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

"자신하는 것만 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프마는 그녀가 자신이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모르는것 같았다.
그래. 역시 너는 내가 아냐.

프코테가 몸을 숙여 프마의 귀에 입을 갔다 댔다.

"큰 착각을 하는가본데. 나는 너야. 나도 세상을 구한 영웅이야. 그런 걱정들은 너만 가지고 있는거 아니거든.
겁쟁이. 그렇게 도망만 다니렴."

"도망친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그 숲에서! 수많은 적들에게서! 그러니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 아냐?"

"맞아. 나도 도망갔어. 하지만 너처럼 네 발로 기어 도망가진 않았어. 낑낑대며 겨우 기어 올라가지 않았다고."

돌처럼 굳은 프마는 프코테를 바라봤다. 아까의 자신은 모두 사라진 채 그 작은 존재조차도 바스라질 듯 했다.

"도망칠땐 두 발로 도망쳐. 실력이 모자른건 부끄러운게 아냐. 그리고 실력이 다다르면 적의 살과 뼈를 씹어 삼키라고. 적의 모든걸 내 양분으로 삼아.
네가 두려워 한 길로만 몰두한 그 만큼, 너는 약해질거야. 그리고 잠에 드는 그 순간까지도 겁에 질려있겠지. 네가 쓰러뜨린 상대가 네 실력을 뛰어넘어 널 집어삼킬까봐.
그러니 적을 집어삼켜. 끊임없이 변화해. 결코 적이 널 뛰어넘을 수 없게."

프코테의 모습이 사라지고 자신의 목 뒤에 단검이 닿은건 거의 동시였다. 단검을 느끼자 마자 자신을 뛰어넘어 믿지 못할 높이로 그녀는 도약했다. 착지하는 그녀의 손에는 에테르로 만들어진 창이 있었다.

"체험식 교육은 좋은데. 교육은 교육일 뿐인거 알지?"

울타리 위, 엘레젠 남성이 활시위를 당긴 채 말하고 있었다. 아마 이야기의 시작부터 프코테의 등 뒤의 어둠 속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거겠지. 모든 것에 시큰둥해하던 그 눈이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하도 겁쟁이인데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말야. 충격요법을 썼는데 싫었어?"

프코테의 몸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 힘을 쓴 것이 그녀의 귀환을 앞당긴 듯 했다.

"충격요법도 충격요법 나름이야. 당신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강해질 사람이고."

"세상에. 챙겨주는것 봐. 나도 네 언약자라고... 하긴, 너는 융퉁성 없는 음유시인이니 그런걸 생각 못하려나."

프코테는 체셔에게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놀란 눈을 한 프마에게도 한쪽 눈을 감는 넉살까지도 부렸다.

"그럼 나중에 또 봐... 는 말도 안되겠지? 안녕."

장난스럽게 손을 흔든 프코테는 환한 빛과 함께 사라졌다.
그녀가 밤의 어둠도 데려간 듯 구름속에서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프마를 체셔가 들어올려 어깨에 앉혔다.

"들어가서 뭐라도 먹자."


5.
울다하의 평원. 그곳에 프마가 서 있었다. 눈 앞에는 평소 그녀가 지나쳤을 약한 마물이 있었다.
프마의 손에는 소환서가 없었다. 옷차림도 가벼운 천옷과 각반이 전부였다.

"넌 나야. 하지만 내가 널 따라갈 속 좋은 사람은 아니거든."

듣는 사람도 없는데 프마는 중얼거렸다. 낮은 기합과 함께 프마는 마물에게 달려들었다. 마물과 숨을 나눌만큼 가까운 거리, 그 곳에서 프마는 마물의 손톱을 팔로 튕겨내고 그것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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