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再来(재래-sairai) - 5<Last loop>

레나는 다시 타임머신으로 돌아온다. 관리자의 앞에서 그녀는 주저앉는다.


"일이 잘 안돼?"


평소와는 다른 비웃는 음색이 없는 관리자의 목소리에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뜨린다.


"잘...하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다...어긋나는지 모르겠어요.."


관리자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거야? 그냥 여기 있을래?"


"잘...모르겠어요...!"

모르겠다는 말을 끝으로 레나는 어깨를 떨며 운다.


셀 수도 없이 연인의 죽음을 보았다. 이 손으로 연인을 죽이기도 했다.

바꾸겠다고 바꿀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그 한 사람의 행복을 위해 친구도, 나 자신도 죽였었는데.

왜 결과는 늘 같단 말인가.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는 내 욕심을 포기했다.

그녀를 그렇게 만든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내 증오도 포기했다.

내가 또 해야 할게 무엇일까.



----------



한참을 울고 났는데도 관리자는 그 곳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당신은 답을 알고 있나요?"


"글쎄. 내 답이 정답이라고도 할 수 없어서 알려주질 못하겠어."


"그럼 내가 뭘 해야 할까요?"


"글쎄... 문제의 본질을 봐야 하지 않을까?"


"문제의 본질..."


레나는 고민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문제의 본질이라고 잠깐 생각했던것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과연 옳은 것일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저... 확신이 없으면 어떻게 해요?"


"음... 계속해서 생각을 한다? 그래도 다른 답이 안나오면 어쩔 수 없지. 확신 없이 여기에 앉아있거나. 눈을 감고 뛰어들거나. 너는 어떤거 같아?"


나는 어떤 사람일까...

레나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리고 저 멀리. 빛이 들어온다. 하지만 레나가 통과할 정도로 크지도 않고 충분히 밝지도 않다.


"저... 이 가속기의 범위는 1~2년이라고 했죠? 근데 그 이상을 이동하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저 빛을 보아하니 그 이상을 가려고 하는구나. 보통 그렇게 되면 가속기가 고장나더라고. 한 30분? 그정도만 버티는거 같아."


"그리고...?"


"그리고... 사라지지. 예전에 경험해봤잖아, 우리."


그렇구나. 이번 기회가 마지막 기회구나.


그래도 내 성격은... 눈을 감고 뛰어드는거지.


레나가 마음 속 결정을 내림에 따라 빛은 점점 환해지고 커져간다.


"그럼 가는 거구나. 후회 안하지?"


"후회 안해요. 이거라면 될지도 모르겠어."


"너의 결정. 알고 있어. 네가 지금 하려는 짓. 죄 없는 사람을 죽이려는거 알고 가는거지?"

관리자와 눈이 마주친다. 이것 때문에 여태 고민했었다. 내가 이래도 될까?


"...내가 짊어질게요."


그래. 관리자가 손을 내민다.


"대답은 확실하네. 그럼 됐어. 이제 우린 마지막이니까 인사 한번 하자."


그래. 이 사람과도 이제는 마지막이구나. 하나는 그녀의 손을 마주잡는다.


"안녕, 잘가 레나 옥스턴."


"안녕. 잘 있어요, 레나 옥스턴."


그거 웃기는 인사네. 뒤에서 관리자가 웃는 소리를 들으며 레나는 빛으로 걸어간다.



----------



눈을 뜨자 조용한 복도다.

하지만 레나는 자신이 가야 할 곳이 어딘지 알고 있다.


거침없이 걷는다. 마지막 걸음이니까 멋지게 보이고 싶다.


문을 열기 전, 문패를 확인한다.

<사장실>이라고 적혀있다. 아래에는 회사의 로고와 회사명이 적혀있다. <옴니카 코퍼레이션.>


제대로 온게 맞구나. 잘 온건진 모르겠지만.


레나는 사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누구시죠?"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레나에게 질문을 한다. 이곳에 이 사람이 어떻게 왔지? 한쪽 손을 책상 아래로 내리는 것이 경비 호출 버튼을 누르는건가보다.


"당신이 옴닉의 개발자죠?"


"그렇습니다만."


그 대답을 원했어요. 레나는 권총으로 사장의 미간을 쏜다.

이게 마지막이었음 좋겠어.


---------


사장실에서 지하의 개발실까지 어떻게 도망쳤는지 모르겠다.

개발실 내부의 메인 서버실에서 레나는 서버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다.

관리자가 말한 30분 중 이제 남은 시간은 2분.


서버실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총은 도망치다가 이미 박살이 났다. 고글도 깨져 이마에서 피가 흐른다.

시야가 방해되어 소매로 이마의 피를 감춘다.


아직 개발되기 전의 옴닉의 인공지능 기술은 여기 잠들어있다.


이게 옳은 것일까.

레나는 서버에 펄스 폭탄을 붙이며 생각한다.


아, 사람들이 도망갔으면 좋겠는데.


레나는 마지막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