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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게임-1


치직, 치직. 

하나에게서 혹시 오는 무전이 없는지 레나는 계속해서 인이어의 주파수를 하나와의 개인 회선으로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인이어에서는 백색소음만이 나올 뿐이다.

고장난거 아냐? 라는 생각에 메르시와의 개인 회선, 윈스턴과의 개인 회선으로도 주파수를 잡아서 '거기 들려? 헤이-' 하는 바보같은 소리도 했다.
차라리 고장난거면 들어갈 빌미가 되니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윈스턴이 그런식으로 계속 쓸데 없는 말을 하면 마이크를 빼앗아버릴겁니다.라고 협박해서 무슨 말을 할 수도 없었다.

하나가 들어간 큰 공장에서는 총성이 계속 울리고 있다. 그 공장이 잘 보이는 건물 옥상에 주저앉은 레나는, 그저 한숨만을 쉬고 있었다.

<....여기는 돌격조! ....첩보가 잘못....다! 우...는...포위...다! 모두들 ...F를 수행...라!>
작전 F.그것은 돌격조를 포기하고 그들과 함께 적을 날려보내라는 것이다. 정말 F 소리 나오는 상황에서만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작전 F. 그만큼 상황은 절박하다.

"트레이서다! 지금 들어가서 돌격조를 구출하겠다! 작전 F는 별도의 지시없이 시행하지 마!!"

멈춰! 그만둬! 인이어에서 사령관이 고함을 치지만 레나는 무시한다. 건물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레나의 가슴에서 나오는 푸른 빛만을 보았다.

<작전 F는 별도의 지시가 없을때까지 보류한다! 젠장! 트레이서가 건물로 들어갔다! 별도의 지시가 없을 경우 그 자리에서 대기한다!>

모리슨의 목소리가 요원들에게 들린다.
저 바보. 그러니까 요원 간 연애는 이래서 위험해. 그는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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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내부는 참혹했다. 돌격조 중 대부분의 인원은 죽어 있었다. 그리고 메카, 그녀의 핑크색 메카는 다리가 파괴되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핏자국은 보이지만 하나의 모습은 없다. 핏자국은 일정한 간격으로 어딘가로 이어져있다.
내가 볼 정도면 적들도 봤을 터, 시간을 가속해서 핏자국을 쫓는다.

핏자국이 있는 곳으로 가면 갈수록 총성이 커진다. 그녀가 나무상자 뒤에서 적들을 상대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적들의 수가 생각보다 많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건 한가지. 그곳에 펄스폭탄을 던지며 그녀를 안고 다른 나무상자 뒤로 숨는다. 폭발음. 일단 많은 적들은 부상을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 증원이 되었는지 더 많은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젠장.

"언니? 여긴 어떻게 왔어?"

"자기를 두고 내가 어디 갈 줄 알았어? 어제 말했잖아.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건 절대 안 놓쳐."

"빨리 도망가. 언니 뒤로 따라갈게."

또 거짓말. 레나는 하나의 다리를 본다. 핏자국. 하나의 허벅지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선 레나는 혀를 차더니 하나를 노려본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 하면 화낼거야. 우린 같이 나갈수 있어. 언니는 해결사잖아?"


하나에게 레나는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이 상황이 낙천적이지 않다는걸 그녀도 알고 있다. 부상당한 하나를 데리고 시간가속을 사용을 하는 것도 무리이다.
지금 발자국 소리로 봐서는 적은 아까보다 두 세배는 많은거 같다. 자칫 잘못하면 도망을 가다가 그녀가 총을 맞을수도 있다.

작은 마약 판매범들의 제압이라더니. 이 규모는 탈론급이잖아. 그녀는 혀를 차며 생각에 잠긴다. 생각해봐 레나.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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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ie, 위험한가본데?>
인이어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우리만 듣고 있는거야. 내가 우리 외의 사람은 들리지 않게 했거든.
그리고 난 지금 너를 보고 있지. 정확히 말하면 내 라이플의 스코프로 말이야. 내 말이 들리면 옆에 있는 토끼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산 넘어 산. 이번에는 위도우메이커다. 나는 태연하게 하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하나가 내 손을 붙잡아준다.

<착하네. 그럼 잘 들어. 지금 우리는 너를 구해줄 수 있어. 물론 너의 그 귀여운 토끼도.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을 들을 생각이 있으면 토끼의 그 손에 입을 맞춰봐.>

하나의 손에 입을 맞춘다. 하나는 지금 상황이 낙천적이지 않아 내가 그러는줄 알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괜찮아. 마지막으로 언니 얼굴 봤으니 됐어. 무전기로 작전F 발동할게."
하나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작전본부에 F코드를 발동시킨다. 하지만 들리지 않을것이다. 

<낭만적이네. 우리는 너희 둘 다 원해. 하지만 그건 너도 싫겠지. 너와 토끼. 하나를 데리고 가야해. 누가 갈래? 순순히 따라간다면 부탁쯤은 들어줄 수 있어.
마이크에 대고 말해. 토끼가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눈을 본다. 그녀는 F코드를 기다리는 듯 조용히 내 옆에서 내 얼굴을 보고 있다.

"하나야, 걱정 마. 나는 해결사니까. 내가 널 무사히 이 곳 밖으로 나가게 해 줄게. 박사님이 너 아픈데도 고쳐줄거야."
태연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떨린다. 솔직하게 말하면 무섭다.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수는 이것밖에 없다.

"...언니? 무슨 일 있어?"
하나가 수상한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나에게 묻는다.

<알았어.> 그녀의 말과 함께 하나의 가슴으로 무언가가 박힌다. 주사기? 주사기 속 내용물이 들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뒤에서 엄청난 총성이 들린다.
하지만 우리 둘 다 모두 넋을 놓고 하나의 가슴에 박힌 주사기를 본다.

"어...언..니.."
그녀가 의식을 잃는다. 잠에 빠진 그녀의 가슴에서 주사기를 뽑고 편하게 눕힌다.

"자 됐어. 그녀를 무사히 빼줘."

박스 뒤에서 천천히 걸어나온다. 눈 앞은 지옥의 현장. 수 많은 시체들이 늘어져있고, 그 가운데에 리퍼가 서 있다.

"생각보다는 얌전한데? 박사의 말이 맞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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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시는 이마를 감싸쥐고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다. 차트에는 하나의 신체상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있다.
영양부족, 수면부족, 우울증... 임무에 나갔다 오는 수송선에서 그대로 그녀는 실신했다.

임무에서 빼 달라고 하면 발작적으로 울며 소리를 지르기에 임무에는 계속 참가시킨다.
그녀의 실적이 나쁘다면 상부에 이 이유를 빌미로 그녀를 임무에서 제외할텐데, 그녀는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적을 무찌른다.
그리고는 이렇게, 끈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실신을 해 영양주사를 맞는다.

바스락, 하며 이불이 들썩이는 소리가 나 하나에게 간다. 초점이 없는 눈빛.

"하나양, 정신이 들어요?"

"아..네. 고맙습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 약이 덜 들어갔어요! 누으세요! 하는데도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답답해서... 답답해서 그래요, 박사님. 그냥 저 좀..."
일어나려는 그녀가 휘청, 하곤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다.

오늘은 한 소리를 해야겠다. 이대로는 안.....

"여기 송하나씨, 송하나씨 계십니까?"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택배기사가 봉투를 들고 서 있다.

"송하나씨에게 보내는 등기라 직접 왔습니다. 송하나씨?"

하나가 등기를 받았다는 서명을 하고는 봉투를 뜯는다.
톡, 하고 떨어진건 작은 메모리칩. 거기에 달린 메모 한장.
<꼭 혼자서 봐요. D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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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보랬어요. 방으로 갈게요."

"하나, 제발 제 말좀 들어요.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확인하고 줄게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메모리칩이라고요."

"하나양 상태를 보고 말하는 의사의 충고에요."

"박사님 제발!..." 그녀가 소리를 지르더니 그것도 몸에 무리가 갔는지 눈을 감고 다리에 힘을 준다.
그 사이에 손에서 메모리칩을 빼앗는다.

"계속 그렇게 군다면 이걸 버려버릴거에요. 부숴버릴수도 있어요. 하나양의 주치의로서의 명령입니다. 저와 여러 사람의 동석 하에 이 메모리칩을 개봉하세요."
하나가 아무 말도 않는다. 그녀를 뒤에 두고 사람들을 보내러 간다.

왜 오늘, 오늘이지? 하필이면 그녀가 사라진 오늘. 이게 왔을까. 치글러 박사는 불안감에 이 메모리칩을 부수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하지만 역으로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다는 충동도 든다.
때문에, 모리슨부터 시작한 모두를 부르러 발걸음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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