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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벚꽃의 유산 - 3

도쿄, 사람이 엄청나게 붐비는 곳이다.

이곳에서 로봇이 뛰어다닌다니. 높은 빌딩이 무너지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을지 상상해보다 고개를 젓는다. 그러고는 눈 앞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선을 돌린다.


아,


"윈스턴. 아이에게 무슨 선물을 주는게 좋을까?"


"네가 늘 하듯 바나나나 주지 그래?"

그가 나에게 말한다. 괜한 것에 신경을 쓰는구나. 싶다.


"에이, 그렇게 퉁명스럽게 말하지 말고. 뭐 좋은거 없어?"


"글쎄.. 아, 그건 그렇고. 곧있으면 시간 가속기를 안 써도 될거같아, 트레이서."


"응?"


"왜, 전부터 계속 탈론에서 제 2,3의 트레이서를 만들겠다고 실험을 했잖아. 그 정보가 핸슨을 통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앙겔라랑 연구 중이니, 곧 있음 너도 일반인처럼 시간가속기 없이 살 수 있다고, 뭐 이 일을 하려면 써야겠지만."


"그렇구나... 아일린도 정상인지 확인할 수 있나?"


"딸 밖에 신경을 안써? 이제 애엄마 다 됐네, 우리 레나."


그가 나를 보며 웃는다.


그렇구나. 이제 우리 딸은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어. 하는 생각이 들며 기분이 들뜬다.



기분이 나아져 윈스턴과 이런저런 농담을 하는데 잭에게서 무전이 왔다.


<대피 상황은 어때?>


"한 90%는 대피했어."


그가 혀를 찬다. 무슨일이야? 하고 묻자 그가 말한다.


<생각보다 옴닉들이 빠르게 오고 있다. 앞에서 막아야 할거 같아.

트레이서는 거기서 사람들을 대피시켜, 윈스턴은 로봇의 진행방향으로 간다.>


"잠깐, 지금 나도 그쪽으로 갈게."


<명령이야. 넌 거기서 대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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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갈며 상황을 지켜본다. 민간인들이 대피소로 뛰어든다.

저 멀리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지 땅이 울린다. 쿵, 쿵, 굉음과 함께 땅이 울릴때마다 아이들은 울고 어른들은 뛴다.


그 와중에 한 아이가 넘어진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뛰는 곳에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큰 사고가 된다. 나는 재빨리 뛰어들어가 아이를 안아들고 빠져나온다.

아이의 겁에 질린 얼굴에 아일린의 얼굴이 스쳐간다. 


옆에 서 있는 요원에게 아이를 맡긴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간다.



"젠장... 어딨는거냐, 송하나."


여태 그녀의 행동은 핸슨 덕분에 어느정도 용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용납이 안된다.

인이어에서 모리슨의 고함이 들린다. 내가 그의 지시를 무시한게 그의 귀에 들어갔나보다.


<첩보가 들킨다 트레이서, 어서 원래 자리로 복귀해!>

인이어를 귀에서 빼 던진다. 그리고 옥상에서 도쿄의 전 지역을 훑는다.


로봇이 일정한 곳을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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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Cherie. 자기의 옛 애인이 왔어."


"자기가 알아서 처리해줘요."


내가 그녀의 등에 총을 겨눈다. 하지만 그녀는 미동도 없이 랩톱만을 조종하고 있다. 그리고 위도우메이커에게 나를 맡긴다. 시큰둥한 목소리로 자기, 라고 말한다.


나는 신경도 쓰지 않는건가, 싶어 총을 발사하려는데 방아쇠에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앗, 하는 사이에 개머리판이 내 관자놀이를 친다.



"얘좀 봐. 너에게 방아쇠도 당기지 못하고 있어."


그녀가 나에게 총구를 겨눈다. 랩톱을 조종하던 하나가 랩톱을 내려놓고 나에게 온다.


"언니, 내가 말했잖아요. 다음에는 죽인다고. 언니, 죽고싶어요? 딸이 고아가 되어도 상관이 없나?"


"네 딸이기도 해."


"그렇죠. 내 딸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말했죠? 저는 불량품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화가 나 하나에게 침을 뱉는다. 피가 섞인 침이 그녀의 볼로 튄다.


"넌 인간도 아냐. 네 딸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하나와 나의 다툼이 재미있는지 위도우메이커가 총을 발사하지 않고 우리를 지켜본다.


"자기, 딸에게 그게 무슨 말이야."


"불량품 아래에서 자라는 불량품이에요. 궁금하세요?"

하나가 침을 닦으며 자리로 돌아간다.


궁금하네, 라고 그녀가 대답하자 하나가 흐응, 하고 코를 울린다.


"내 딸이기도 하다... 아, 언제였죠, 그 애 생일? 이 쯤 아니었나?"


하나가 나에게 묻는다.


"죽일거면 지금 죽여. 나 아니어도 우리 아기를 잘 키워줄 사람은 많아."


"언제 한번 보러 갈게요. 이번주는 바쁘고... 나중에 한 한달 후? 그쯤에 내가 걜 낳았죠?"


딸의 생일도 기억을 못하는건가 싶어 입을 닫고 만다.


그녀가 랩톱을 덮는다. 그리고 위도우메이커의 어깨를 짚는다.


"불량이지만 내 딸이에요. 적당히 해줘요. 고아로 만들고 싶진 않아."


한번 더, 개머리판이 내 머리를 친다. 나는 의식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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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이 들었을때는 의무실이었다.


상처가 다 나은걸로 봐서는 앙겔라가 지팡이를 사용한 듯 하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모리슨이 나에게 온다.


"너 때문에 모두가 위험할뻔 했어."


"사람이 죽을뻔 했어요. 내가 죽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죽이지 못했지."


"다음엔 죽일거에요."


그가 고개를 기울인다.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내 말을 믿지 못한다는건 느낄 수 있다.


"지금 내릴 수 있는 징계가 없다면 이만 가볼게요. 딸애가 기다려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지켜보다 불쑥 한 마디를 한다.


"너에게는 디바 암살을 맡기지 못해."


"두고보세요."


나는 방을 나선다.

아이가, 아이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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