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다. 자신이 법적으로 인증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버워치 본부 내의 사람들은 그녀를 성인으로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뭐 애 취급을 받으면 성가신 점도 있지만 편한 점도 많기에 어느 정도는 그녀도 그러한 대우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연인이 그녀를 애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연인은 자신을 애로 보기만 한다. 키스도 대부분이 가벼운 프렌치 키스만을 하고, 야심한 밤에 침대 속에서 아주 가끔 딥 키스를 해준다. 그리고 그 키스를 끝내고 나면 그녀의 손길이 자신의 등을 쓸어내리는게 아무리 잘 생각해봐도 그녀 또한 자신을 원한다는걸 안다.
하나는 레나를 많이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자신과 다르게 레나는 나에게서 성적 욕구가 들지 않는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어려 보이는건가. 말도 안되지만 이걸 범죄와 비슷하게 여기는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리고 생각의 끝은 늘 내가 싫다는거야 뭐야. 하면서 레나에게 욕을 한 바가지 하는 것으로 끝낸다.
그리고 오늘, 하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일거 같은 사람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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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하나, 여자를 꼬시고 싶다고?"
네! 하고 맥크리를 바라보는 하나의 눈은 기대로 반짝이고 있다.
아나께서 맥크리에게 매력이 있다고 말하고, 본인 또한 자기가 잘 생겼다고 얘기한다. 이곳에서 맥크리를 빼고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할지 답이 서지 않았기에 하나는 그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그에 반해 맥크리는 난처해졌다. 요 꼬맹이에게 대체 뭘 알려줘야 하는가. 잠자리 스킬을 알려줄수도 없고. 모자를 벗었다가 고쳐쓰기를 여러번, 고민을 거듭하던 맥크리는 나름의 대답을 알려줬다.
"기다리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꼬맹아."
"네?"
"나처럼 매력적이려면 말이야. 빈둥거리지도 말고 기다리지도 말고. 황야의 무법자처럼 돌진을 해야하는거야."
적당히 설렁설렁 둘러댄다. 이정도로 추상적이게 얘기하면 그녀의 결과가 좋아도 그만, 나빠도 그만 아닌가.
무언가를 더 물어보려는 하나에게 시가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자리를 떠난다.
꼬맹이에게 연애 수업이라니, 그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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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레나가 걸어온다. 앞으로 10m 뒤면 복도의 끝. 그녀는 거기서 좌회전을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에 서서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는거다. 그래 "돌진" 하는거야. 황야의 무법자처럼.
레나는 벽으로 밀려났다. 하나가 저 앞에서 자기를 기다리는거 같기에 서둘러서 가 봤더니 다짜고짜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벽에 손을 짚고 자신의 얼굴에 얼굴을 맞댄다.
그리고는 '어때, 이정도면 멋지지 않아.' 하는 눈으로 '올려다'본다. 아 귀엽다. 아기토끼같아.
콧등에 쪽 하고 뽀뽀를 한다.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다.
그리고 가속기의 힘을 사용해서 그녀의 뒤로 간다.
"자기야."
하나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입술에 길게 입을 맞춘다. 그래, 이정도는 해줘야 그녀의 노력에 보상이 되지. 하면서 혀로 그녀의 치아를 훑고 혀를 얽히게 한다.
파르르, 하고 하나의 눈썹이 떨리는게 보인다. 덩달아 내 가슴도 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개진다.
원래 보여주려고 한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내 심장이 쿵쿵거리게 하는 거였으면 성공했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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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둘은 이불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나를 설레게 하려고 맥크리에게 물어본거야?"
"응, 언니도 그렇고 나를 다 애로 보니까..."
애로 보는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이런거 때문이겠지. 그래도 맥크리는 심했어, 자기. 그 사람은 레트로라고.
레나는 하나의 모습이 귀여워 엎드린 이불 위로 드러난 그녀의 어깨에 입을 맞춘다.
"자기는 애 아니야. 그냥... 꼬맹이이지."
그게 무슨 차이냐고 묻는 하나에게 레나는 답 대신 다시 한번 긴 입맞춤을 해 준다.
아까 복도에서처럼, 다시 하나는 눈썹을 떨며 천천히 눈을 뜬다.
"꼭 그렇게 멋지지 않아도 충분히 설레."
"응?"
"자기가 나 올려다 보는거, 메카를 타고 달려 나가는거, 밥 먹는거, 잠 자는거. 모든게 다 설렌다고. 굳이 맥크리에게 뭘 물어볼 필요는 없어."
그러면 왜! 하고 하나는 묻고 싶었다. 왜 나에게 길게 키스를 해주지 않는지, 왜 오늘같은 잠자리가 자주 있지 않은지.
그런데 자신을 바라보는 레나의 눈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연인으로 대한다는게 느껴져 하나는 오늘도 한 수 져준다. 늘 이기는 사람이었는데, 왜 이 사람에게는 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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