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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손가락 / @eknepe1123님의 썰을 참고해 썼습니다.

영국인인 레나에게 식문화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티 타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후 3시, 하나와 마주 앉아서 즐기는 티 타임은 그녀에게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신은 스트레이트 홍차, 하나는 우유와 설탕 두 스푼의 밀크티.
자신이 홍차를 끓여가면 하나는 쿠키를 준비하고 미리 앉아있다. 준비 과정에 한 두개 입으로 들어간 쿠키가 입에서 오물거리는게 마치 햄스터같아 귀엽다.

"자기는 늘 쿠키를 먼저 먹고있어, 같이 먹자니까."

"언니가 겨우 홍차 두 잔 끓이는데 너무 오래걸리잖아요."

"겨우라니...! 홍차는 열과 성을 다해서 끓여야 하는거야. 이걸 끓일때 지켜야 할 규칙이 얼마나 많은데!"

'레나는 홍차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면 삐지니까 잘 놀려봐.' 하면서 윈스턴이 알려줬었는데 정말로 볼을 볼록불룩거리면서 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에 하나는 웃음이 난다.
알았어요. 언니에게는 홍차가 정말 중요한거죠. 하나는 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쿠키 하나를 더 집는다.


엄지와 검지, 두개의 손가락으로 쿠키를 집어 입으로 가져간다. 길쭉하고 하얀 손가락, 손톱도 길고 동그랗게 정리되어 있는 그녀의 손가락을 보며 레나는 싱그러운 나무가 떠올랐다. 얇은 실반지가 어울릴지도 모르겠어. 하고 여러 생각을 하던 레나가 무심코 말을 꺼냈다.

"두개.. 아니, 세개려나..?"

"네?"

"아, 아니야. 근데 자기 손가락이 참 길고 예쁘네."

컵을 쥐고 있던 손을 가져간 레나는 하나의 손가락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하는 김에 자신의 손과 하나의 손을 겹쳐보기도 하고 서로 마주대 보기도 한다.
반지를 해주려면 내 세번째 손가락과 얼추 맞겠구나. 하면서 보들보들한 손을 만지고 있자니 하나가 다시 묻는다.

"어렸을때 피아노를 잠깐 배운 적이 있어요. 손가락이 길어진다고. 그래서 그런가? 손가락 자체는 긴 편이에요. 덕분에 컴퓨터 키보드 칠때 오타도 적게 나고 핸드폰 할때 다른 키를 누른 적이 없어요.
근데 뭐에요, 그 두개 세개는?"

끈질기긴. 결국 레나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 섹스할때.. 손가락 두개에서 세개면 적당하겠다고.. 두개..는 좀 모자랄지도 모르겠고.. 세개는 좀 아프려나. 아무래도 두개로 테크닉을 살리는ㄱ..."

레나의 말은 끝나질 못했다. 하나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래졌다가 빨개진 순간 하나의 손바닥이 짝, 하고 레나의 입을 쳤기 때문이다. 얇고 예쁜 손이 맵긴 무지 맵네, 하면서 레나는 가슴의 시간가속기로 거실로 순간이동을 한다.

"저놈의 가속기. 본부에서는 윈스턴이 항구적인 가속기를 설치해놔서 굳이 찰 필요 없는데 순간이동하려고 하고 있어! 이리 안와요? 변태 언니!"

하나가 순식간에 뛰어와 주먹으로 이곳 저곳을 퍽퍽 쳐댄다. 한 두대는 맞을 만 하더니 그 이상은 무리일거라 생각해 다시 한번 순간이동을 해 피하려고 했지...만 하나의 발길질을 한번 더 당한다.

"언니가 장난치고 그걸로 도망가는게 한두번이에요? 내가 언제까지나 못잡을줄 알았지?! 나 언니가 순간이동 하기 직전에 하려는 곳으로 눈을 돌린다는걸 깨달았거든요? 내가(퍽). 그런(퍽). 변태같은(퍽). 말로(퍽) 날(퍽) 놀리지(퍽) 말랬지?(퍽)"

하나가 단어를 한단어 한단어 끊어 말할때마다 주먹이, 발이 날아온다. 피하려고 하지만 하나에게 뒷덜미를 잡히고 다리후리기를 당한다. 아아. 역시 한국인은 전투민족이야. 생각하며 레나는 얌전히 하나의 벌을 받는다.

근데 말이야. 농담은 아니라구! 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하나가 나와 함께 자폭하려 할 거란 생각이 들자 그 말을 목구멍 뒤로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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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언니는 미워 죽겠어!" 라는 말을 남기고 하나는 밖으로 나간다.
어디가아- 하는 레나에게 과자 사러 가요! 라고 쏘아붙였다.

신명나게 언니를 때리고 나니 언니의 몸 여기저기에 멍도 들고 생채기도 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장난치고 맞을땐 얌전히 맞으라고요. 바보 언니.
하나는 의무실로 가 박사님에게 연고를 받아온다.

또 레나를 때렸죠? 하며 박사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다.
"그래도 레나는 하나를 정말 좋아해요. 다만 말을 할때 다소 직설적인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 얘기밖에 안 할 정도로 요즘은 하나에 푹 빠져있어요."

알아요. 근데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 사람 속을 뒤집어놓잖아요. 라고 생각하며 하나는 고개를 꾸벅 숙인다. 왠지 내가 나쁜 애 같잖아. 기분이 안좋아 주머니에 손을 꾹 눌러넣은채 방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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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는 신명나게 맞아 놓고는 지쳤는지 거실 쇼파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휴대용 시간 가속기는 충전기에 꽂혀 충전이 되고 있다.

언니를 꺠울까, 하다가 배까지 까놓고 자는 언니가 귀여워 그냥 내버려둔다.
생채기가 난 팔뚝, 볼, 목덜미에 연고를 바른다.

목덜미를 바르는데, 언니의 얇은 목과 쇄골에 자꾸만 눈이 간다. 살갖이 하도 부드러워 연고가 스며들고 나서도 계속 바르게 된다. 으으응, 하더니 언니가 모로 눕는다. 그 바람에 넉넉한 티셔츠 사이로 언니의 가슴이 보인다.
흠칫, 손을 뗐다가 다시 볼에 연고를 바른다.

쌔액쌔액. 하는 하나의 숨소리가 레나의 얼굴을 간지럽혔을까, 레나가 눈을 뜬다. 눈 앞에 하나가 얼굴이 빨개진 채 자기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으응.. 자기야.. 다녀와...."
레나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하나가 레나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막아버린다. 한 손으로 레나의 눈을 가린 하나는 얼굴이 빨개진채 말한다.

"언니가 말한거, 언니가 책임지세요. 손가락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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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에크네페님의 썰을 기반으로 쓴 "손가락"입니다.
다음 글은 이 이후의 이야기, 그러니까 19금 글이 될 것입니다. 거북하신 분은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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