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침대 위에는 두 명의 여성이 나신으로 누워 있었다. 그들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서로 얼굴을 마주대고 속닥대다가 크득크득 웃곤 했다.
"자, 이제 그만 자자. 내일 임무에 차질있으면 안되잖아."
"잠이 안오는데 어떡해 그럼."
"내가 안아줄게 자기. 그럼 잘 수 있겠지?"
레나는 하나를 품 속에 안는다. 하지만 품에 안는다고 잠이 갑자기 오진 않듯, 하나의 눈은 어둠속에서도 반짝이고 있었다.
"저기, 언니."
"응?"
"언니는 [인연]이라는걸 믿어?"
"[인연]?"
동양쪽에서는 보편적으로 쓰이는 불교 용어였지만 레나에게는 낯선 어감의 단어였다.
"아...그러니까... 영어로 하자면 운명(fate)이려나?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 있다... [인]은 내적인 원인을 의미하고 [연]은 외적인 원인을 의미해서 결국 모든...
아, 여튼. 우리가 필연적으로 연인관계가 되었다고 믿냐고."
음... 레나는 생각에 잠긴다. 우리가 만난건 이 세상이 혼란스러워져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비행기조종사가 되었어도 슬립스트림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음 나는 트레이서가 되지 않았을거고 하나가 프로게이머가 아니었으면 디바가 되지 않았을텐데.
한참 말이 없자 하나는 레나를 살짝 흔든다.
"언니 자? 왜 대답이 없어?"
"글쎄. 모르겠어. 우리가 만난건 진짜 우연에 우연이 겹친거라고 생각해서.. 그래도 네 말대로 우리가 [인연]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말로라도 인연이라고 해 주지. 평소에는 장난스럽다가도 뭔가 꽂히면 진지해지는 레나의 모습에 하나는 입을 비쭉였다.
"그럼 언니, 언니."
"꼬맹이가 오늘은 정말 잠이 안오나보네. 왜, 자기야?"
"그럼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음 생애에도 우리가 또 만날 수 있을까?
언니가 그냥 비행기 조종사고, 나는 그냥 프로게이머여도. 언니와 내가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어도."
얘가 젠야타님에게 뭘 배웠나. 불교의 명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하나가 도 닦는 이야기를 하자 레나는 웃음이 나왔다.
순간 하나가 젠야타와 함께 명상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분명 그녀는 5분도 안 되어 '못해먹겠구만-!" 하며 뛰쳐나오겠지.
"언니 웃지만 말고 좀. 나는 진지해."
어둠 속에서 하나의 눈을 바라본다. 볼을 부풀리고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그녀가 귀엽다.
레나는 하나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그녀의 얼굴을 가슴에 끌어안는다.
"그래. 만날 수 있어. 언니는 해결사잖아. 언니가 알아서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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