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버워치/트레디바트레

(센티넬 버스 설정) 아귀 - Prologue

Hana. S 

 

"...이처럼 센티넬의 신체능력과 초능력은 평범한 인간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습니다하지만 가이드가 없는 센티넬은 브레이크가 없는 경주자동차와 같습니다따라서 가이드는 이러한 센티넬의 능력을 조정하여 그들이 폭주하지 않도록 막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이처럼가이드와 센티넬은 서로가 함께 있음으로 아귀가 맞는 온전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엄마가 나에게 책을 읽어준다지루한 내용이야나는 하품을 하며 고개를 돌린다. '하나야이건 중요한거야딴짓을 하면 안돼.' 엄마가 말씀하시며  손등을 자로 때린다. 

아프다나는 자세를 똑바로 하며 엄마의 말을 듣는다. 

 

"하나야엄마가 뭐라고 했지?" 
 

"나는 뛰어난 가이드에요." 
 

"그럼 나중에 커서 뭐가 되는거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센티넬의 가이드가 되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거에요." 
 

"그래우리 하나 영리하네." 

 

아빠도 엄마도 웃는다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씀하신다 애는 특출나요우리 애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나는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본다행복한 얼굴 멀리밖을 비추는 유리창에  모습이 반사된다원피스리본구두예쁜 인형같다표정도 얼굴도 옷도 누군가가 공들여 만든 인형. 

 

 

================================================= 

 

 

머릿속에서 책의 내용과 함께 어릴  기억이 떠오른다. 

책을 덮는다센티넬의 조정 방법과 가이드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나는 이것을 글자를 읽을  있기 전부터 들으며 자랐고 지금은 달달 외울수도 있다. 


가스버너의 불을 끈다그리고 너덜해진 책을 책상 위에 둔다모니터에서는  아바타가 열심히 사냥을 하고 있다이대로 두면  시간쯤 후에는 기술레벨이 올라갈 것이다. 

 

"하나사무실에서는 함부러 라면을 먹지 말라고 했을텐데…" 
뒤에서 무뚝뚝한 소리가 들린다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손을 올린다. 

 

"여기 온지도 벌써 6개월이야자네도 이제 일을 해야지." 

 

"일이 없는걸 어떻게 해요." 
 

"그건 네가 센티넬을 선택하지 않아서잖아일이 필요하다면 내가 아무나 골라줄  있어." 

 

"그러시던가요저번에 누구였죠 사람 몸은 어떻게 되었나요?" 
저번에 나에게 배당된 센티널그는 나에게 각인을 요구했다나는 그저 그에게 손을 잡아줬을 뿐이다그런데 그는  순간 의식을 잃었다.


신체 지수가 지극히 안정적인 상태그는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생명의 징후만을 보인  영원한 안식에 빠졌다. 

 

"그건 너에게 턱없이 부족한 센티넬이어서 그래지금도 현장에 나가있는 가이드는…" 
 

"그들은 저를 싫어하죠." 
나는 말을 자른다그들은 나를 싫어한다나는 그리고 그들을 경멸한다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가이드에게 각인을 강요하는 자들발정난 수캐들이 암컷에게 발기된 성기를 들이대는 것과 무슨 차이란 말인가. 

 

하아모리슨이 한숨을 쉬며 책상에 서류들을 던진다책상서랍을 거칠게 뒤지는 것이 담배를 찾는거 같다 어쩔  없죠. 

"이곳에서 벗어나지마폭주한 센티넬이 있을수도 있으니까그거나 가서 처리해." 

 

라면을 바라본다국물이 면에 흡수되어 퉁퉁 불은 면발만이 남아있다한참을 보다 수저를 가져와 면을 퍼먹는다. 

모니터에서는 아바타가 계속 칼질을 하고 있다의미없이. 

 

폭발 처리반그것이 나에게 붙은 별명이다. 

 

 

============================================================================================================ 

 

 

Lena. O 

 

6:59:57 

눈을 뜬다하나자명종이 울리기 전에 알람을 조용하게 한다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한다오차는 0.3mm 이내. 

세면대에 간다 칫솔과 치약의 포장을 뜯어 이를 닦는다그리고 칫솔을 버린   비누를 꺼내 세안도 한다. 

 

 씻은  옷장의 문을 연다오늘은 화요일하나 두번째에 있는 셔츠를 꺼낸다팔을 넣다가 소매를 보자 단추가 하나 떨어져 있다셔츠를 쓰레기통에 넣고 서랍에서  셔츠를 꺼내 입는다. 

안경을 쓰고 헤드폰을 낀다

약병을 열고 약을 꺼낸다 알이 남아있다  멀쩡한건 하나두알은 버린다. 

 

"어서와요레나무슨  있나요?" 
 

가까이 가지 않고 문에서  발자국 들어가 앙겔라의 앞에 선다약이 부족해서요라고 말한다. 

 

" 인가요?" 그녀가 한숨을 쉰다이번에는 얼마나 흠이 났는데요손바닥에 알약을 올려놓고 보여준다이쪽에 0.5mm, 이쪽에 0.7mm. 

 

"알겠어요다시 갖다줄게요." 앙겔라가 일어나 찬장을 열고는 나에게 약통을 가져다 준다나는 방을 나선다. 

 

헤드폰에서 잡음이 들린다아주 미세한하지만 나에게는 엄청나게  잡음견디지 못하고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헤드폰을 버린다. 

윈스턴의 사무실로 간다옆을 지나는 직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친 센티넬이네." 
"그렇지협상하는 센티넬?" 

큭큭대며 그들이 지나간다. 

 

"윈스턴 왔어요." 

 
"오늘도 헤드폰이 필요해 덕분에  앞으로 나오는 예산은 넘쳐나지만예산도 생각해 ." 

 

나는 그저 웃는다그는 모른다나에게 있어서 찰나는 영원과 같다는걸. 

 

그가 서랍에서 헤드폰을 꺼내 준다. 

 

"레나너도 가이드를 구하는건 어때?" 

오랜만에 그가  얘기를 꺼낸다 얘기를 꺼내는게  힘들게 한다는걸 알아 함부러 하지는 않는다하지만 그래도 주기적으로 그는  얘기를 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네가 너무 힘들잖아이게 뭐야안경에 헤드폰에어지럽진 않아?" 
 

"세상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편하니까요." 

 

"레나… 적당히 가이드를 구해이러다  목숨이 위험해." 
 

"경멸을 받으며 목숨을 구걸하고 싶진 않아요."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게 올라온다그도 나를 경멸하는걸까능력도 없는 센티넬 주제에 뻐긴다고? 

 

"레나진정해적당히 가이드를 구해서 마음을 맞추다 보면 될거야너도 너와 아귀를 맞출 짝이 필요하잖아." 
 

후우.. 숨을 고른다우리들에게 있어서 스트레스는 죽음과 직결된다특히 가이드가 없는 센티넬에게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하나. 

그리고 싱긋 웃으며 그에게 말한다. 

 

"저는 하도 까다로워서 저와 아귀가 맞는 가이드는 없을거에요." 
나는 웃으며 일어난다괜찮지라고 묻는 윈스턴에게 그저 인사를 하고는 나온다. 

 

 

식당에 간다내가 말하기도 전에 주방에 주문이 들어간다. 

 

"까다로운 센티넬 먹던 ." 
 

몇분  음식이 나온다  치즈피시  칩스커피. 

 

  치즈에 소금이 15g정도  들어갔다커피는 15초정도  볶아진듯 하다. 

결국  입도 먹지 못하고 일어난다. 

 

"까다로운 센티넬."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 

 

 

"넌 왜 그렇게 애가 유별나니? 정말! 엄마는 미치겠다!" 

 

엄마가 소리를 지른다. 나는 그저 시리얼의 맛이 달라서 먹질 못하는 것 뿐이었다. 

 

하아, 아빠가 한숨을 쉬신다. 내일 병원에라도 가 보자.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한다. 시력, 청력, 미각... 

 

"애가 너무 까다로워서 힘들어요. 어렸을때 부터 잠도 자지 않고 얼마나 울었는지..." 
 

엄마가 한숨을 쉬신다. 의사가 이마를 감싸고 나를 쳐다본다. 

 

까다로운 아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그 날, 처음으로 그 일이 생겨났다. 

 

알 수 없는 공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곳으로 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평온했다. 여기서 영원히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나는 내가 있던 그 장소로 돌아왔다. 그날, 나는 센티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센티넬, 기관에서는 나에게 여러 실험을 한다. 몸에 상처를 내보기도 하고 나에게 무언가를 던져서 받을 수 있는지 실험한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내가 할 수 있는건 찰나를 느끼는 것과 엉뚱한 시간과 공간대를 오가는 것 뿐. 

 

윈스턴의 도움으로 3초 전의 몸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두 배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훈련을 통해 얻은 사격실력. 이게 내 전부이다. 

 

하지만 쓸모가 없다. 가이드도, 자신의 몸도 지키지 못하는 센티넬. 희귀해서 S급이지만 쓸모 없는 센티넬. 

그때부터 내 별명은 까다로운 센티넬이 되었다. 

 

 

============================================================================================ 

 

 

눈을 뜬다. 숨을 잘 쉬지 못하겠다. 내 몸이 희미하게 사라진다. 이대로 없어져 버릴까, 싶은 순간. 내 방의 경고등이 울린다. 


나를 관찰하던 직원이 울리는 것이겠지. 그래도 내 방으로 누굴 들이고 싶진 않다.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움직여 방 밖으로 나가려 한다. 

 

 

============================================== 

 

 

비상등이 울린다. 하나씨, 폭주에요! 직원이 뛰어와서 나에게 소리친다. 

 

아, 한참 사냥 중이었는데. 걸어가며 직원에게 서류를 받는다. 이름, 나이, 능력. 모두 처음 보는 사람이다. 능력도 너무 초라하다. 이런것도 센티넬이라고 하나? 

 

"제가 갔다가 죽을수도 있겠는데요? 능력이 너무 약해요." 
 

"살상력이 없는 능력이긴 해도 등급은 높습니다." 직원이 나를 부추긴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한다. 

 

"들어오지 마!!!" 
 

방 안에서 비명이 들린다.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 당신 죽을 수도 있어.


문고리를 잡는데 순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문고리를 잡고 있었음을 억지로 인지하고 손을 뗀다. 다시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게 뭐지?  

 

방 안에서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린다. 혹시나 해서 다시 문고리를 잡아보지만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 

 

어떻게 해야 한다. 나는 고민한다.


'오버워치 > 트레디바트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센티넬 버스 설정) 아귀 - 2  (0) 2016.08.01
(센티넬 버스 설정) 아귀 - 1  (0) 2016.07.31
  (1) 2016.07.31
질투  (1) 2016.07.31
비타민  (0) 2016.07.29